QESF & ESB, 2024년 최대 상금 규모의 3년 간 DoTA2 대회 시리즈를 공개합니다.
사진파일 카타르 올림픽 위원회
기사 아이러브카타르
카타르 이스포츠 연맹(이하 QESF)과 일렉트로닉 스포츠 브로드캐스트(이하 ESB)는 DoTA2 대회를 운영하기 위한 양사 간 양해각서에 서명했습니다. 이는 DoTA2의 개발 및 운영사인 밸브소프트웨어로부터 ‘기존 프로게이밍 생태계인 <DoTA Pro Circuit>(이하 DPC)를 종료한다’는 발표에 인한 것으로, 두 회사는 논의를 거쳐 앞으로 3년 동안 DPC를 대체하기 위해 <DoTA2 Pro Tour>(이하 DPT)로 명명된 DoTA2 대회 시리즈를 운영할 것이며 그 시작인 2024년 올해 기준으로 최대 상금 규모(총 260여만 미국달러)가 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3년 간 DPT 시리즈로 매년 3회의 대형 국제대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지역을 구분하여 7개의 시드가 부여되고, 이 7개의 시드권역에서 총 10개팀이 참가합니다.
이 3회의 대회는 모두 오프라인 경기로 진행되는데 올해의 각 일정과 개최 장소는 아래와 같으며 기타 더 자세한 내용은 몇 주 내에 발표한다고 합니다.
- 4월 3~14일, 카타르 도하
- 7월 22일 ~ 8월 4일, 페루 리마
- 11월 26일 ~ 12일 6일, 카타르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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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소프트웨어는 DPC 종료를 알리는 발표와 함께 DoTA2 이스포츠의 새로운 족쇄로 변질되었다고 자책의 뜻을 전했습니다. 분명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었고 프로씬의 뛰어난 경기력을 선사할 수 있었으나, 시간이 갈 수록 경기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규칙이 과도하게 엄격해지면서 참가자와 주최자 양 측 모두에게 변화를 꺼리고 경직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합니다. DoTA2의 이스포츠가 먼저 있었고 그걸 발전시키기 위해 DPC가 탄생한 것인데, 게임과 이스포츠가 DPC에 맞춰 따르는 주객전도가 된 것이죠.
종합하자면 이스포츠를 위해 탄생한 시스템이 이제는 이스포츠의 발목을 붙잡는 원흉이 되어가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DPC 종료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시청자에겐 경기가 재미없게 되었고 선수를 포함한 구성원들의 자율성이 사라졌으며 이것은 규칙을 보완하는 것으로는 원천적인 해결이 불가능한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제와서는 오히려 DPC를 도입하기 전 보다 더 낫지 않다고 하며, 즉 DPC는 현 시점에서 DoTA2 이스포츠에게 명백한 방해물이 됐으니 종료시킨 것이라고 보면 되는 거죠.
제가 나름대로 요약해봤는데, 더 짧게 줄여보자면 현 시점에서 되돌아봤을 때 DPC는 보이지 않는 감옥이 됐다고 판단해서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종료 이후에 대해선 (디인터내셔널을 포함한) DoTA2 대회는 여전히 지속할 것이라는 말 외의 그 어떠한 계획도 이 발표에선 발언이 없단 것인데요. 당장 DoTA2 선수와 대회 조직들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여야할 지 난감할텐데 일단은 그 윤곽이 드러나는 이번 소식이 반가울 것 같습니다.
ESB는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 소재한 대형 대회 조직 겸 방송사이며 DoTA2를 중심으로 활동합니다. 사명만 봐서는 방송 전문 같지만 DoTA2에서는 오랫동안 이스포츠를 지탱하던 상당히 영향력 있는 대회 조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선술한 대로 기존의 DPC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대회 시리즈인 <DoTA2 Pro Tour>를 공개했는데, 이걸 QESF와 함께 쌍두형 운영을 하겠다고 하는군요.
최근 중동발 대규모 자본 흐름이 이스포츠 한파를 천천히 녹이면서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가 되어 큰 화제를 몰고 있는 중인데 이 사안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를 나서고 있는 카타르가 뛰어들었네요. 정부가 직접 나선 건지는 제가 알기는 어렵습니다만 안그래도 최근 들어 다양한 문화산업에 매우 적극적으로 국가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는 카타르인 만큼 그 일환으로 개입이 전혀 없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해봅니다.
DPC는 대회 명칭이 아니라 정확히는 DoTA2 이스포츠의 체계라고 보면 됩니다. 전세계에서 열리는 대회 중에서 밸브소프트웨어가 제시한 가이드에 의해 DPC에 해당하는 대회에 참가하는 팀 및 선수들의 활동에 따라 각 팀의 점수를 부여하는데요. 그 해의 마지막 DPC 대회가 종료된 후 1년 간 모인 점수의 총합으로 순위를 매겨서 디인터내셔널에 지정된 참가팀 숫자 만큼 내림차순으로 높은 순위부터 초청하는 방식입니다. 자사의 카운터스트라이크2에서도 RMR(Regional Major Ranking; 지역 메이저 순위)이라고 하여 형태는 조금 다르나 같은 목적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DoTA2의 최대 메이저 대회는 연례행사로 열리는 <디인터내셔널>이 있고, 여기에 전세계로부터 출전할 팀을 결정하기 위한 시스템이 바로 DPC 였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로 비교해서 설명해드리면, 흔히 롤드컵이라고 부르는 <LoL 월드챔피언쉽>과 LoL esports의 관계가 DoTA2에서는 <디인터내셔널>과 DPC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자리잡은 포지션이 유사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디인터내셔널은 앞서 말한대로 DoTA2의 최대 메이저 대회입니다. 그리고 이 대회에 참가 자격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이 바로 DPC이고, 따라서 DPC는 DoTA2 이스포츠의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아니라 프로씬에 한정된 것이죠. 그 중에서도 최상위 단계만 그 대상이 되는 것이지 흔히 말하는 풀뿌리 이스포츠와 유스풀 등으로 일컬어지는 아마추어씬은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DPC를 대체하는 DPT라는 새로운 대회 시리즈를 공개한 이번 발표에서 아마추어씬에 대한 짧은 언급이 포함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존 DPC와 다른 게 있다면 어떤 식으로 한다는 건지는 여기에 적혀진 건 없고 몇 주 내에 공개될 거라는 세부 정보에서 언급이 있을 것 같다고 점 쳐봅니다.
“HhdH” 조용민 / Jo Yong-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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