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2 메이저 대회 <퍼펙트월드 상하이 2024> 직관 후기 겸 여행기
안녕하세요 행득이 입니다.
페이스북과 디스코드에서는 먼저 말씀 드렸었죠. 지난 주에 열린 <퍼펙트월드 상하이 메이저 2024> 대회를 관람하러 중국 상하이에 갔다왔습니다.
해외를 많이 나가보지 못했어서 해외를 나가는 건 그때마다 들뜨더라구요. 이 경험을 그냥 넘길 수 없어서 기록을 하고 싶었구요.
여태 카스2 대회는 항상 서양권에서 열리다보니 메이저 대회를 보려면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 때문에 직관할 엄두를 못냈습니다만 이번엔 드디어 현실적으로 갈 만한 거리에서 열리다보니 인생에 얼마 없을 기회라는 생각으로 바로 티켓 끊고 다녀왔습니다.
원래 4강~결승을 꼭 보려고 했는데 당시 예매 사이트에서 계속 알 수 없는 에러가 3시간 동안 유지돼서 끝내 티켓팅에 실패했습니다. 아쉽게도 8강 경기만 볼 수 있었네요.
여하튼 그 8강 경기를 제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부푼 마음을 이끌고 다녀왔습니다. 사실 경기 시청하는데 너무 초집중하느라 경기 중엔 사진을 많이 못찍었습니다 -_-;;; 죄송합니다.
그럼 주저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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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는 경기날이 아니라 걍 중국 뉴비의 일기장일 듯 해요.
폰에 메모장에 미리 해야할 거 로밍 위챗페이 디디추싱 이런 거 산더미처럼 적어서 다 챙겼는데 정작 젤 중요한 여권을 놓고와서 놓칠 뻔.
다시 갔다와서 수속 다 밟고 게이트 도착 하자마자 바로 탑승 ㅋㅋ 뱅기 타기도 전에 스릴감 얼리액세스;;
원래 출국은 여권에 도장 안찍나? 오랜만이라 모르겠네요. 여긴 김포공항이고 상하이 훙커우 공항으로갑니다.
뱅기 몇 번 안타봤지만 이륙하는 순간은 언제나 설레더라 근데 이코노미석은 역시 좁고 불편
몇년 전 항저우랑 캄보디아 갔을 땐 인천공항으로 갔는데, 창문으로 보이는 공항 주변 풍경은 상대적으로 김포가 좀 심심한 거 같네요. 그리고 미먼이 심한 날이라 잘 안보여서 더 그런 것 같기도?
그래도 일단 름구 위로 벗어나면 상쾌한 파란 하늘. 이게 좋아서 창가 자리 선택했죠. 날 설레게 합니다.
뱅기잡지. 중국동방항공이라고 진짜 잉그리쉬의 e도 없는 한자로 가득한 책 KIA
하나도 읽을 수가 없으니 다시 봉인하고 올 때는 대한항공이니까 그건 좀 읽어봐야지요
아 안내방송이 중국어는 잘 나오는데 영어는 목소리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고 중국 억양이 약간 있어서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이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어야 할텐데 영어 공부가 부족한 탓이겠지요.
기내 앞좌석 뒷 부분의 태블릿으로 제공하는 콘텐츠들. 영문 한문 선택 가능. 그저 그럴 거 같았는데 생각보단 괜찮아요. 영화랑 티비드라마 중 선택 가능. 난 드라마 안보니까 영화 선택.
최신유행작 보다는 걍 할리우드가 나은 듯. 듄 아바타 헝거게임 가오갤 테넷. 좀 지났지만 아직은 볼만 한 것들인데 이건 대단하네요.
뒤늦게 발견한 창문 사이에 갇혀서 죽은 것 같은 벌레. 대체 어떻게 들어갔는가.
표 살 땐 분명 기내식 옵션이 빠져있었는데 밥을 주네요? 편의점 도시락을 제대로 요리를 해서 준 듯한 구성. 잘 먹겠습니다. 메인은 덮밥, 반찬 나물, 디저트 두 가지.
덮밥은 짭잘한 간장 베이스 양념에 졸인 고기랑 버섯을 끼얹었어요. 딱 보면 상상되는 익숙한 그대로의 맛이에요.
근데 반찬 이거 아니 중국사람들이 이런 걸 먹나요? 채소 나물 생긴 거 보고 설마 미역인가 했는데 미역초무침 맞네요? 그것도 꼬들한 미역줄기? 어허 이런 개맛돌이를 13억명이 알면 안되는데요. 암튼 반갑게 처묵처묵.
디저트는 우유크림 같은 게 올라간 당근 케이크에 과일주스. 그레이프프룻이 뭐였더라? 걍 달고 시원한 주스입니다.
그럭저럭 맛도 괜찮고 상공 위에서의 풍경을 보면서 먹는 개쩌는 점심 ㅎ...
오랜만에 영어 손글씨 조져주시고, 묵는 호텔 이름을 영문으로 안받아놔서 난감했지만 대략 이렇겠지 하고 적었습니다.
상하이 날씨가 습하다더니 도착이 머지 않았는데도 뭍을 볼 수 없어요.
드디어 름구 밑 건물이 보입니다.
"아래는 생각보다 깨끗한데?"
드디어 착륙. 근데 비오네… 호텔 체크인하고 나가서 도시 구경 좀 할랬드만. 대부분 동양 사람들이라 그런가 실감이 안나서 아직 한국같아요.
비행기로 2시간 만에 도착했습니다. 비수기 중국이 명절에 내려가는 광주보다 일찍 도착한다? 두둥탁
아 입국심사가 엄청 오래 걸리나봐요. 줄이 너무 느리게 줄어들어요. 거의 다 와서 보니까 여행자카드 작성 요령이 한국말로 안내가 돼있네요ㅋㅋ
택시정거장이 세 층에 걸쳐 나눠져있어요. 겁나 큰 공항. 디디추싱 택시 기사님 무뚝뚝하지만 친절하십니다. 뭐 물어봤더니 영어도 한국어도 모르시지만 폰으로 번역기를 적극적으로 쓰면서 대답해주셔요. 근데 락스타 부적은 왜 달아놓으셨나 너무 궁금한데 ㄷㄷㄷ 나는 gta 당하기 시러요.
어릴 때 텐진이랑 베이징은 택시에 전부 운전석 방범용 창살로 분리돼있었는데 여긴 그런 건 없어요. 그리고 여기 택시가 다들 왜 폭스바겐ㄷㄷ
택시에서 찍는 바깥 풍경. 테슬라 당당하게 박혀있는 건물ㅋㅋ
이건 상하이 디즈니랜드인가
호텔 도착, 내부 사진. 로비는 한국 커피숍 비슷하게 생겼어요.
말이 호텔이지 그냥 조금 고급인 여관이라고 해야겠습니다.
1박에 십마논으로 예약한 객실은 좁아요. 그리고 신발장 없는 입식 객실. 냉장고가 없넹...
티팩처럼 내리는 일회용 드립 커피, 자스민차, 홍차 이렇게 있는데 믹스커피가 없고 설탕만 있네요. 엄청 고운 가루가 프림인 줄 알았는데 이것도 셀룰로오스. 대체당이니까 걍 설탕만 세 가지, 에잉 쯧 아쉽구만.
호텔자판기. 쿠우 기억하는 분? 이게 왜 중국에 있지요ㅋㅋ
자판기에서 뭣 좀 사려고 하는데 위챗페이가 개인정보 인증 하나 더 요구하네요. 이걸 해결 못해서 세 시간을 호텔에 붙잡혀있느라 낮에 나가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했어요... 개빡침... ㅠㅠㅠ
결국 해 다 지고 근처 식당에서 식사. 이게 중국에서 먹었던 식사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진ㄴㄴㄴㄴㄴㄴㄴㄴ짜 맛있어요.
일단 국수는 우육탕, 그냥 먹을 때도 괜찮았지만 옆에 라조장 같은 매운 기름이 있어서 티스푼 몇 번 넣었더니 더 맛있어지네요.
사이드는 아마도 게살샤오롱바오. 이게 진짜 장난 아닙니다. 와… 또 먹고 싶네요 이거…
천상의 저녁식사를 즐기도 돌아와서, 아까 그 자판기에서 산 육포랑 소시지. 이건 맛없어요. 방에서 맥주랑 딱 까서 티비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안줏감으론 매우 별로.
쨌든 버리긴 아까워서 맥주 먹다가 티비를 틀었는데, 뉴스채널에서 계엄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엄... 쪽팔린데 중국말이라 못알아듣는 게 차라리 잘됐다고 해야하나요 허허.
이제 다음날 첫 경기 보러 가야하니까 취침!
“HhdH” 조용민 / Jo Yong-min
linktr.ee/thisisHhd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