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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사] 2021-01-01

가끔 어떤 책은 계속 밀어 내도 다시 손으로 돌아오는 것이 있습니다. 올해도 그런 책이 하나 있었는데 거진 1년이 동안이나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더는 밀어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연휴 때문입니다. 하루 전연병 확진자가 1,000명씩 나오는 요즘 저는 생각보다 긴 휴가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 연휴의 초입에서 저는 이 책과 마주했는데 그때 책이 마치 제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음을 느꼈습니다.

 

"너 이래도 나 안 볼 거니?"

거기서 제가 대답했습니다.

"그래. 보자!" 

 

책의 제목은 '언스케일'입니다. 오늘은 ERDC의 4번째 신년인사로 이 책에 대한 내용과 함께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왜 오랫동안 그 책을 읽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이 책을 처음 볼 때 그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테면 이 책의 제목은 기름진 고기와 인공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 있어 맛 자체는 있는 김치찌개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세상은 이런 김치찌개를 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의 비유의 그 음식이 김치찌개인 이유는 인공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김치찌개의 맛을 한국인인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언스케일'이라는 그 단어는 특히 올해 우리에게 김치찌개 보다 더 예상할 수 있는 맞는 맛을 내고 있습니다. 넥슨 아레나는 문을 닫았으며 OGN은 폐국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아마 (저를 포함한) 우리는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굳이 책 제목으로 이렇게 푹 찌르지 않아도 스케일이 언스케일에 무너지는 그 한복판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좀 재미가 없어도 그것 밖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은 사실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그래서 확인 가능한 이야기들을 해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창의에서 시작된 이야기(*신 콘텐츠 이스포츠)가 스케일화 되면서 창의를 배제(*최대한 공식에 맞게 제작)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세월이 지나 어느 순간 상당히 빠르고 민첩하고 개인 지향적 콘텐츠들이 이전에는 도저히 빌릴 수 없는 인프라를 빌려 빛과 같은 속도로 소비자에게 다가갔습니다. 

 

세상은 사실상 문을 닫는 그곳에 대해서 언스케일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어도 우리는 심정적으로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러함은 내가 지금 속해 있는가 아닌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어떤 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네거티브한 이야기를 할 때 이스포츠의 시작, 지금 그 시작점부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우리를 너무 두렵게 만듭니다. 이는 우리 존재에 대한 부정과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한 줄로 연결이 되어있다는 그 사실에 대한 자각입니다.

 

그래서 아마 그러하지 않았을까요? 마치 사무실 앞 찌개집의 그 예상 가능한 김치찌개를 막상 먹으러 가자고 하면 먹기는 싫어서 계속 그 집만은 안 가고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책이 계속 나를 보며 열라고 하고 있습니다. 열어서 그 입에 한술 떠 넣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보다 더 재미없는 상상을 할 수 있을까요? 감히 말씀드리면 불가능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올해 있었던 가장 큰 이슈는 우리가 어딘가로 가는데 있어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세월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한번 변화의 물결을 타게 되면 이는 누구도 어쩌지 못합니다.

 

100년 전에 미디어라 하면 오직 신문 만을 의미했습니다. 그 책을 보면 실제로 뉴욕에만 정말 많은 종이 신문사가 있었습니다. 사실 종이 신문사라는 단어 자체가 과거에는 필요가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종이가 아닌 신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미디어라는 단어가 어떻게 들리십니까? 올해는 더더욱 날렵해진 언스케일들은 무리로 있었던 우리의 소비자를 더 철저히 해체시킨 후 스스로 목표했던 타깃을 완벽히 공략해 모두 뺏어갔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리하여도 매체라는 것 자체가 죽음을 상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케이블TV에서 이스포츠를 볼 때가 있었지만 인터넷 스트리밍에서 볼 때가 있게 된 것처럼 어떤 가치를 전달하는 것(*미디어=매체)은 여전히 변함없이 우리의 필요 속에 있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변화를 요구하는 것뿐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는 지금 시대는 더 나은 가치를 지닌 것이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오늘날은 시니어 기자님이 많이 사라지는 시대입니다. 이 시대는 경기 소식이나 선수 인터뷰를 전달하기 위해서 그분들이 계속 존재해야 한다고 말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바쁜 와중에서도 시간을 쪼개서 가끔씩 올라오는 그분들의 인사이트는 산업에 파급력이 있고 인재를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저는 놀라운 시각을 가진 그분들의 글을 아카이브에 공유하면서 우리가 저장해야 하는 것은 글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언스케일이란 스케일을 무너트리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믿습니다. 그것은 혁신이 아닙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우리의 사업의 방향은 항상 인간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그 가치를 목적에 맞게 실현하기 위함이어야 합니다. 그러면 스케일에 대한 언스케일의 역습 속에서 인간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A가 대세이기 때문에 B가 죽어야 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A와 B가 결합된 C를 창조해야 합니다. 그러하기에 저의 해답은 우리가 '각자 스스로 가진 전문성을 인정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입니다. 그 전문성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 전문성을 세우려는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 전문성이라는 것을 무엇을 의미합니까? 우리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인간을 믿습니다. 우리의 지성이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문성을 인정하려는 태도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예를 들어 제가 오버워치 컨텐더스 팀을 운영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팀 세팅을 위해 제가 한 감독을 선임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고 나서 제가 팀이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마다 감독에게 가서 "왜 그 선수를 내보냈느냐?", "경기 전략은 뭐냐?", "그 영웅 조합이 맞냐", "이 경기에서는 이렇게 해라"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이 감독이시라면 어떤 생각이 드실 것 같으신가요? "저는 제가 가진 거의 모든 시간 속에서 이것만 봅니다."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럼 반대로도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저는 하루 종일 이스포츠 산업만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감독님이 오셔서 산업에 대해 저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생각하신다면 위에서 발생한 것과 동일한 상황인 것이지 않을까요? 저도 '제가 가진 거의 모든 시간을 이것만 봅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마찬가지고 공무원님이 그려서도, PD님이 그렇게 말씀하셔도, CEO님이 그렇게 말씀하셔도 대답은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예로 들 수 없어서 저를 예로 든 것이니 불필요한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 변화의 세상속에서 지금까지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가치를 지불하지 않고 얻었습니다. 이를 테면 이름난 팀이 '무료 봉사 코치를 구합니다'라는 운영을 계속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물론 여유 있지 않으니 '없으면 어쩔 수 없지'와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그래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여러 부분에서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알 길이 없어질 때는 너무 늦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못하면 우리 대신할 수 있는 나라라도 데려와 그 일을 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변화의 시기를 거친 후에는 이러한 글과 (*또는 영상이) 주목을 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이유는 그렇게 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흔들면 부유물이 뜨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발전에 목말라합니다. 그래서 발전을 위해 기다립니다. 결국 우리는 그때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겸손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때 그 시니어 기자님들은 레드불, 'EsportsInsider', 야후 파이낸스, 포브스, 기관, 그리고 희망하기에는 이곳에서 우리에게 전할 지식이 있는 그 가진 지식을 계속 전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세상은 '앞서고 있다' 혹은 '뒤쳐져 있다'를 단 하나의 단어로 표현합니다. 그 단어는 트렌드입니다. 트렌드는 인사이트에 기반합니다. 인사이트는 내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어디로 갈지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 시작을 줄여주는 일을 하는 것이 누구입니까? 시니어들과 연구자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이와 같이 거의 같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메시지를 이렇게 짧게 줄입니다.

한해 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계획하시는 일들이 이루시기를 바라겠습니다.  

 

 

by erdc.kr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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